뉴욕 메츠 야수진 경쟁에 뛰어든 내야수 최지만이 결국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의 메츠 담당 기자인 윌 새먼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사장이 최지만과 마크 비엔토스가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며 “브렛 베이티와 잭 쇼트는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엔토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 최지만은 23일까지 37타수 7안타 타율 0.189 1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2로 부진에 시달렸다. 여기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너무 많았다. 결국 빅리그에서 2024시즌을 시작하고 싶었던 최지만의 꿈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최지만은 LA 에인절스-뉴욕 양키스-밀워키 브루어스-탬파베이 레이스-피츠버그를 거쳐 지난해 8월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지난해 아킬레스건 부상, 왼쪽 갈비뼈 염좌 진단, 발등 부상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한 시즌을 제대로 치를 수 없었다. 결국 39경기 104타수 17안타 타율 0.163 6홈런 13타점 12득점 OPS 0.624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2023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된 최지만은 재활과 치료를 진행하며 새로운 행선지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양준혁야구재단 202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앞두고 “아직 공에 맞은 부위의 상태가 좋지 않다. 좀 더 몸 상태가 호전될 수 있도록 재활하고 있다. 매년 한국에 들어오면 재활을 먼저 시작했다. 워낙 수술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다 한 번씩 체크하고, 지금은 코어나 어깨 등 전체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2023시즌은) 힘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응원해 주신 분들도 같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계기로 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며 “2024년에 어느 팀으로 갈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에이전트분께서 (새로운 팀을) 알아보고 있다. 2024시즌에도 목표는 늘 같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고 싶다. 그래야 성적도 따라온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해를 넘길 때까지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고, 지난달 초까지도 상황이 달라진 게 없었다. 다만 최지만의 미국 에이전시인 GSM은 1월 31일 “최지만이 아메리칸리그(AL) 3~4개 팀과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새 소속팀은 2월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오랫동안 고민한 최지만은 지난달 17일 메츠와 ‘스플릿 계약’으로 손을 잡았다. 스플릿 계약은 신분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계약이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중 소속에 따라 조건이 달라진다. 대부분 마이너리거가 계약하는 형태다. 최지만이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을 경우 보너스를 포함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년 총액 350만 달러로 알려졌다.
GSM은 “최지만은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워싱턴 내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6개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이중에선 1년 100만 달러 수준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안한 팀도 있었다”며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개막전 로스터 진입이 가능하기에 스플릿 계약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메츠는 주전 1루수 피트 알론소 등 확실한 주전급 야수들을 보유한 팀으로, 최지만으로선 1루 백업 요원 혹은 지명타자 자리를 노려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했다. 비엔토스, 루크 보이트 등 기존에 있던 야수들에 비해 자신의 가치와 경쟁력을 증명할지가 관건이었다.
최지만은 시범경기 개막 이후 두 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는가 하면, 지난 10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선 무려 3안타를 몰아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 이후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사이 시간이 꽤 흘렀고, 정규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